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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록에 등재될 뻔했던 이야기
  • 편집국
  • 등록 2022-08-01 08:45:02
  • 수정 2022-08-01 11: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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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와 인정이 우리가 빠지기 쉬운 우상
  • 진실한 목회자는 이 유혹에서 벗어나야

이국진목사 / 예수비전교회




인명록에 등재될 뻔했던 이야기 



미국에서 목회할 때였다. Who's Who(인명록)를 발간하는 협회에서 편지를 하나 받았다. 나를 지도해준 지도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서 내가 “21세기에 영향력이 있는 위대한 지도자”에 선정되었다는 편지였다. 조용히 목회하면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던 나로서는 뜻밖의 연락이었다. "조용히 신실하게 성도들을 섬겼더니, 이렇게 나를 알아주는 경우도 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친히 나를 추천해서 뽑혔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인명록 협회에서 제안

그 편지는 그러니 나의 신상을 자세하게 기록한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학문의 업적과 목회의 업적을 포함하여 말이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적어보냈다.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구나.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아도, 이렇게 알아주는 날도 있구나 생각했었다. 

얼마 뒤 인명록에 기재되었다고 하면서, 혹시 오탈자가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편지가 왔다. 그래서 확인해서 알려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얼마 뒤에 또다시 편지가 왔다. 이렇게 인명록에 등재되었는데, 기념으로 인명록을 구매할 생각이 있느냐는 편지였다. 책 한 권 값이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었다. 게다가 기념 프라그, 기념 메달 등등 기념품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가격은 모두 엄청 비쌌다. 


그걸 구매해두면 나중에 사람들이 날 무시하지 않고 존경해줄 것 같았다. 앞으로의 진로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그냥 하나도 구매하지 않았다. 

정말 내 이름이 그때 그 책에 기록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이런 식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거구나 생각했다. 속을 뻔 했구나 생각한 것이다. 그 뒤로도 여러 다른 단체로부터 비슷한 제안을 많이 받으면서 그러한 내 추측은 확실한 것 같았다. 그건 그냥 사람들의 명예심을 이용한 장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술에 명예의 우상에 빠진 자들은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명예를 이용한 마케팅

나중에 알고보니 별별 마케팅이 다 있었다. 돈만 내면 인터뷰를 실어주기도 하고, 잡지의 표지 인물로 기사화해주고, 급조된 학회에서 논문 발표하는 것도 만들어주고, 미국 대통령 표창을 주선하기도 하고, 제3세계 국가의 대통령 표창을 주선해주기도 하고, 경력을 위한 마케팅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진실한 목회자는 이 유혹에서 벗어나야

종종 어떤 분을 만났을 때, 그분의 경력에 인명록 기재 경력이 있는 것을 보거나, 신문에서 기사화되는 것을 보거나 할 때는 그냥 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명예와 인정받는 것은 우리가 가장 쉽게 빠져드는 우상 가운데 하나이다. 어쩌면 진실한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유혹에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국진 목사


 -총신대학교 신학과 및 신대원 졸업

 -노스 웨스트 대학교 신학박사(Ph.D.) 

 -육군 군목 대위 예편

 -대신대, 전북신학원, 횃불회 등 강사 역임

 -'돈인가, 예수인가?' '예수는 있다' 등 저서 다수

 -현, 전주예수비전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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