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주필칼럼 1} 종교개혁과 성직매매
  • 심창섭 주필
  • 등록 2022-07-04 17:49:07
  • 수정 2022-07-06 18:43:44
기사수정
  • - 한국교회 총회장 금권선거 이제 그만-



      


 [ 심창섭 교수 ]





     

             사이머니(simony) 사이머니(simony) 사이머니(simony)

                  - 한국교회 총회장 금권선거 이제 그만-


  은퇴 후 선교지를 다니면서 발견한 사실이다. 동남아 어느 공산주의 치하에서 살아남은 교단의 총회장 선거 이야기다. 나는 그곳 총회본부를 방문하면서 동행한 현지교단 소속 한인 선교사에게 총회장은 존재하며 총회장 선출은 어떻게 하느냐를 물었다. 그 선교사는 이렇게 답변했다. 총회장이 있긴 하지만 명목상 존재한다. 총회장은 총회시 회의의 의장으로 사회하고 나면 실제적인 의무가 끝난다. 총회장 선출은 총회장 자격의 기준을 설정해 놓고 매년 그 기준에 해당하는 총대들을 후보로 총회 현장에서 무작위로 투표하여 결정한다. 만약 총회장 후보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표를 위해 사전에 동료 총대에게 전화를 하거나 불미스런 행동을 하는 것이 발각되면 현장에서 퇴출시킨다. 그래서 총회장 선출을 둘러싼 교권주의 자들의 금권선거나 분열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현지 총회 본부 방문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총회장 선거 때 마다 금권선거를 중심으로 부패해진 교단에 소속된 명예선교사인 내가 이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가? 한국교단을 돌아보면 부끄러울 뿐이었다. 


  전국에 계신 목사 장로 총대님들 이제는 금권선거를 중단하여야 합니다.


  교단의 지도자들인 목사와 장로 총대들이 돈 봉투를 받고 돈을 준 후보자에게 표를 찍어 주는 행위는 개혁교회의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한국교회의 부패한 모습입니다. 이것은 성직 매매(simony)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물론 신앙양심을 가진 총대들이 돈 봉투를 받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를 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총대후보 선거지원자들이 초대한 회식에 초대되어 우연히 교통비 명목으로 돈 봉투를 받게 되었겠지요. 선거철에 후보자 측으로부터 받는 돈은 액수에 관계없이 뇌물입니다. 범죄행위입니다. 봉투를 매년 선거 때 마다 받다보니 이제는 신앙양심이 무감각해 졌겠지요. 여러분의 신앙과 양심이 더 이상 가책을 받지 않을 정도로 감각이 마비가 된 것입니다. 성경은 이처럼 마비된 양심을 화인 맞은 양심이라고 했습니다.(딤전 4:1-7) 어떤 경고에도 악한 길을 계속 고집한 왕 아하스 처럼 되어 버린 것입니다. 합동교단의 선거를 통한 성직매매 현상은 교단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대학총장 선출까지도 돈 선거로 타락해 버렸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졸업생들이 이미 도덕적 불감증에 오염되어 졸업하기도 합니다. 신학교 수장까지도 성직을 매수하니 선거를 통한 교단의 죄악은 범람하여 갈대까지 간 것입니다. 


  중세교회의 가장 부패한 악은 성직자들의 부패였고 그 중 하나는 성직의 매매와 매수 행위였습니다. 거기다가 친족들을 성직에 임명하는 족벌주의도 만연되었지요. 중세의 성직매매는 유럽의 대륙 뿐 만 아니라 유렵 전역에 만연되어 있었습니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성직 매매가 심화되었습니다. 15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자 위클리프는 통절한 심정으로 성직매매에 대한 소 논문을 쓰기도 하였다. 위클리프의 논문에 의하면 성직 매매는 세가지 종류로 알려진 이단중의 하나였습니다. 

   

  위클리프는 세가지 종류의 이단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성직매매(simony), 배교(apostasy), 신성모독(blasphemy)죄를 범하는 자들이라고 했습니다. 세가지 종류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배교는 신앙과 결별하는 행위입니다. 신앙을 버리고 기독교를 등지고 반대하는 행위를 하는 자들입니다. 신성모독은 하나님의 능력을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성직매매는 이들 두 종류의 이단과는 구별되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을 파괴하려고 노력하는 행위입니다. 즉 성직매매는 성령에 의해 세워진 성스러운 교회의 고고한 질서를 파괴하고 평화를 박멸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직매매는 돈으로 성직을 매수하거나 매도하기 때문에 공정과 정의를 무시하게 되어 공공의 질서를 파괴하므로 교회의 부패를 불러오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클리프는 성직매매는 성령을 거슬리는 죄를 범하는 것이며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위클리프에 의하면 [금권 선거와 같은] 성직매매는 우연한 관습이 아니라 “eager will”(갈망하는 의지)이며 영적인 것을 세상 것과 교환하려는 “inordinate desire”(과도한 욕망)이라는 것입니다. 즉 성직매매는 자신들의 의지와 욕망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며 우연한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더욱 큰 죄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사야의 가르침인 “come and buy without money”라는 말씀에 정면으로 위배 된다는 것입니다.(이사야 55:1) “eager will”(갈망하는 의지)이 없다면 성직매매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갈망하는 의지가 있기만 해도 외적인 실행이 없어도 이미 성직매매를 한 것이며 영적으로 오염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는 이미 간음했다는 교훈과 같은 것입니다. 그 만큼 성직매매가 자신의 영혼과 교회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성직매매는 사고 파(buying and selling)는 두 가지 행위 모두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즉 매수하는 자도 죄를 짓는 것이며 매도하는 자도 죄를 짓는 다는 것입니다. 


  특히 성직매매의 행위는 하나님의 눈에 선하게 사역하는 동료 성직자들에게 치명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성직매매는 뇌물과 무관하게 경건한 사역을 감당하는 목회자들까지도 해롭게 하는 독약이라는 것입니다. 위클리프의 말처럼 실제로 금권선거는 교단의 질서를 파괴하고 많은 선한 목회자들에게 교단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불러오는 독약입니다. 


  초대교회의 크리소스톰 감독과 중세의 교황 그레고리 1세도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세속 영주들을 파괴하듯이 성직매매자들을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 펠라기우스도 중세교회 성직매매의 부패가 절정에 달하고 교회의 권위와 영적인 권능이 추락되자 성직매매 자들은 세속권한에 의해 핍박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교회 법령에 성직계급보다 높은 세속권한이 성직 매매 자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교회가 성직매매로 인해 너무 부패하여 자정능력을 상실하게 되자 세속 권한에 의한 처벌을 용인한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금권선거도 언젠가는 세상법정에서 심판을 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한국교회와 성직자들은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겠지요. 특히 돈 봉투를 받고 총회장 선거에 투표한 총대들은 말할 나위도 없고...


  성직매매라는 전염병이 지속되는 한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에는 분쟁과 부패가  일어날 수 밖 에 없습니다. 위클리프는 성직매매는 나병(leprosy)과 같이 전염성이 강하여 교회를 갈라서게 하고 오염시켜 평화의 왕 되신 예수님으로부터 우리를 떠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직매매는 거룩한 옷을 입고 행하는 교활한 행위이며 소돔보다 더 악하다는 것입니다.


  성직매매가 최초로 언급된 곳은 사도행전 8장입니다. 시몬 마구스(Simon Magus)라는 사람이 자신이 안수하는 자들이 성령의 능력을 받을 수 있도록 사도들의 능력을 매수하려고 한데서 유래하였습니다. 그 후 성직매매를 교회사에서 ‘Simony’라고 칭하게 되었고 교회의 직분이나 역할을 돈으로 사려고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로마 황제 콘스티누스 대제가 자신의 원활한 통치를 위해 로마와 서로마제국의 통치권을 교황에게 바친 위조문서인 콘스탄티누스의 증여(Donation of Constantine)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교황은 황제의 증여를 받고 그의 통치권을 허락한 셈입니다. 

 

  중세교회의 성직매매와 족벌주의(nepotism)는 둘 다 개혁의 대상이었지만 뿌리깊이 형성된 부패의 구조에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둘 다 교회의 직분을 부당한 돈과 권력에 의해 넘겨주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성직매매와 족벌주의는 다른 개념이지만 많은 면에서 유사합니다. 성직매매는 교회의 직분을 사고파는 것이지만 족벌주의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그들이 탐내는 교회 직분을 대물림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직매매든 족벌주의든 자격이 없는 특정한 사람에게  교회의 직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불법입니다. 로마교황청은 이태리 귀족들의 성직매매와 족벌주의의 온상이기도 했습니다. 뇌물이 교황 선출을 결정하기도 하였고, 자신의 가족을 교황으로 세우기 위해 전임교황을 망치로 머리를 쳐서 죽이기도 하였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중세교회의 이와 같이 뿌리 깊은 성직매매와 족벌주의로 인한 재정적 부패를 알고 있었기에 가톨릭교회에 반대하여 개혁을 시도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로마가톨릭교회는 트렌트 공의회(1545-1563)에서 성직매매의 재정적 부패가 대두되었지만 개혁을 잠재우기에는 너무 늦었던 것입니다. 중세의 성직매매의 대표적인 예는 교황청이 1309년부터 70년간 프랑스 남부 지역 아비뇽으로 옮겨 통치하던 때였습니다. 이때 교황청이 통치하면서 사용했던 경비와 사용처에 대한 회계장부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당시 교황들이 받았던 년 간 수입은 프랑스 왕들보다 많았습니다. 그리고 교황들의 측근이었던 추기경들도 이에 버금가는 금액을 받았습니다. 그 외 교황청을 중심한 성직자들의 수입도 상당하였습니다. 도시의 대교구를 맡은 성직자들은 시골 성직자들의 가난한 처지와는 관계없이 부를 누렸습니다. 수입이 좋은 교구의 성직을 맡기 위해 성직이 매도 혹은 매수 되었던 것이다. 특히 친인척에게 성직을 맡겨 수입을 창출하였습니다. 문제는 성직매매를 통해 성직을 차지한 자들은 성직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여 사람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성직자들 간의 빈부의 차이가 심화되어 농촌이나 오지의 성직자들은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아이러니 하게도 가난한 오지의 성직자들이 혁명군에 가담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성직자들을 점점 직업인으로 간주하였고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부유한 성직자들을 향해 사람들은 ‘한 끼에 오리 한 마리와 닭 한 마리를 먹어 치운다’고 숙덕 거렸습니다. 실력도 없이 족벌주의에 의해 임명된 성직자들을 향해 ‘철없는 어린 겁쟁이’ 그리고 ‘무지한 젊은 것들’이라고 핀잔하였습니다. 부패한 성직자들의 위상은 추락 되었고 중세교회는 점점 암흑의 골짜기로 빠져 들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게 되어 성직자들이 점점 존경을 받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의 원인은 성직자들의 타락과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때가 늦기 전에 성직매매와 족벌주의와 같은 부패와 도덕적 해이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총회장 선거 때 마다 자행되는 범죄인 금권선거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염려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칼빈은 중세 성직자들의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참 된 신앙은 참된 경건(pietas)에서 출발한다고 하였다. 참된 경건은 하나님에 대한 준엄한 두려움(fearing God)과 믿음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오늘날 금권선거에 감염된 총대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이 없기 때문이다. 신앙의 개념은 인식하고 있겠지만 죽은 신앙 죽은 경건을 갖고 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이러한 관습적인 신앙에 맞서 일생동안 회개를 부르짖으면서 질타하였다. ‘회칠한 무덤’이라고, ‘깔대기는 걸러먹고 낙타는 통으로 삼킨다’고, ‘악한 종’이라고, ‘바깥에서 이를 갈리라’라고. ‘불의를 행하는 자들은 마지막 심판에서 쫓겨 날 것’이라는 준엄한 교훈을 왜 우리는 헌신 짝 처럼 버리는가? 


총대들은 이 더 이상 금품을 유포한 후보자들을 부총회장으로 선출하면 안 됩니다.


  총대들의 신앙양심에 호소해도 해결되지 않는 다면 총회의 구조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구조 조정보다 총회 총대들의 변화와 인적쇄신이 우선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이상론은 역사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인간은 부패했기 때문에 정치구조가 만들어지면 거기에 서식하려는 교권주의자들이 득세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교권주의 자들이 서식할 수 없도록 총회 구조를 단순화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이를 위해 총회장의 위상과 직책부터 조정하고 총회장 산하의 모든 정치기구들을 단순화 내지 폐지해야 합니다. 총회조직의 단순화와 효율화를 위해서는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연구하고 계획을 수립하면 됩니다. 노회에서 대부분의 안건을 처리하고 총회는 치리에 관한 헌의안만 상정하도록 하면 됩니다. 개혁교회의 치리회의 가장 중심축인 노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처리하도록 하면 됩니다. 노회가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상회기관인 대회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노회와 대회에서 처리가 불가능한 특별한 치리건 등은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치리과정에서 치리의 성격에 따라 전문평신도를 위원으로 참석시켜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회든 총회든 전문가가 아닌 목사들이 재판권을 다루다 보니 사회법정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교단의 평신도 가운데서 법률을 전공한 자들을 위원으로 영입하여 사건을 처리하면 교회가 세상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일이 축소되거나 없게 될 것입니다.  



*주필: 심창섭교수

         전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원장








0
많이 본 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
dummy_banner_2
dummy_banner_3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