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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외선교의 원리에 대한 재조명 2
  • 편집국
  • 등록 2023-02-20 1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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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참여를 통한 선교 운동의 활성화 요구
  •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선교 대안 필요

[ 심창섭 교수 ]




한국의 해외선교의 원리에 대한 재조명 2


 


3. 소외 당한 자를 위한 선교사역의 중요성 

 

 신약에서 나타난 선교의 무대는 눌린자와 소외된 지역이었다. 갈릴리와 사마리아가 바로 그곳이다. 예수의 사역은 분명이 기득권층이 득실거리는 예루살렘에서부터가 아니었고 소외된 땅 두로와 시돈에서였다. 물론 해방신학적인 관점에서 이점을 다루어서는 안 되지만 선교의 대상에 대한 차별 금지와 더불어 가난한자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선교의 우선적인 대상이었음에는 틀림없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부흥시킨 선교정책이었다. 원산의 기도회와 평양부흥운동이 일어났던 정황은 한국인들이 시대적으로 가장 암울한 때였다. 온 국민은 정치, 경제적인 사회적 불안정으로 인해 눌린자의 모습으로 도움을 갈망하고 있었던 때였다. 그리고 실제로 교회로 몰려온 사람들의 신분도 양반계급의 득세가 아닌 무산계급의 농민, 상인,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난한 백성들이었다. 초기의 한국 선교사들도 시골지역을 순회하면서 전도를 하였고 이러한 선교정책은 일본의 선교가 귀족과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시도되었던 것과 대조를 이루었던 것이다. 

 

 현재 외국에 파송된 한국선교사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실제로 원주민과 더불어 혹은 가난한자와 더불어 현장에서 선교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물론 환경적인 제약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여전히 선교의 마인드는 선교 지역의 사회에서 소외된 지역과 계층들을 위한 선교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로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선교였기에 열매를 맺은 것이다. 선교 역사에 많은 교훈을 남긴 모라비안들의 선교는 전형적인 현지 침투를 통한 헌신적인 회생의 선교모델이었다. 

 

 그들의 선교는 철저히 현지에 정착하여 현지 선교에 뿌리를 내렸고, 그들은 가족을 동반하여 함께 선교지로 떠났으며, 유럽 문화의 편견 없이 현지에 정착하였고 현지에 살다가 현지에서 뼈를 묻었다. 

 


4. 사회봉사와 의료선교 등의 필요성에 대한 요청

 

 예수가 보여준 선교의 양대 산맥은 복음전파와 사회봉사였다. 예수가 복음을 전파하는 주변에 형성된 정황은 병자를 고치고 가난한자를 먹이고 소외된 자를 돌보는 환경 이었다. 즉 예수의 사역은 복음 전파의 메시지와 섬김이 이원화되거나 이완되어 있지 아니했던 것이다. 이러한 통전적인 선교 사역은 한국교회의 선교사들의 전형적인 선교 정책이었다.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병원을 통한 환자의 돌봄과 교육을 통한 문화 선교를 동반했던 것이다. 이러한 선교 정책은 한국의 해외 선교에 적용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원산의 부흥은 의료선교사인 하디(Hardie)에 의해 점화되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초기 한국의 선교는 의료진들을 위한 간호원과 의사들이 파송 되었던 것처럼 평신도 전문 인력의 역할을 통한 사회봉사가 선교에 크게 기여했던 것이다. 결국 총체적 선교(wholistic mission)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구미각국의 선교정책이 이러한 통전적인 선교정책 노선에서 복음전파를 시도했던 것에 비해 한국의 해외선교는 이러한 점에서 상당히 미흡한 현실이다. 가장 쉽게 시도하는 것은 현지에 신학교를 세워서 현지선교사를 위한 교육기관을 세우는데 급급한 상태이다. 현재 합동측의 경우에만 해도 선교현지에 병원을 세우거나 기독교 교육기관을 세워 선교정책의 효과에 대한 극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단의 선교정책에 대한 원시한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원산기도회와 평양대부흥운동이 한국교회의 부흥에 활력소가 되었다면 병원과 교육기관을 통한 간접선교는 한국교회의 부흥에 불길을 일으키는 바람 역할을 감당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의 해외선교의 취약점이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5. 협력선교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예수의 선교 전략은 제자들이 조를 편성하여 함께 사역하는 협력 사역이었다. 바울도 함께 선교 팀을 형성하여 선교 사역을 효과적으로 감당하였다. 근대선교의 진원지인 모라비안선교(Moravian Mission)는 팀선교에 근간을 두고 있다. 

 

 모라비안 선교회가 처음 선교사를 시작하면서 덴마크령 서인도와 그린 랜드로 선교사를 파송할 때 11개의 형제공동체팀에서 각 1명씩 뽑아 팀으로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그리고 1730년 래브라도(Labrador)에 나인(Nain) 등 4개 지역에 30명의 선교사를, 1732년 덴마크령 서인도제도에 St. Thomas와 St. Croix 등 9개의 지역에 42명 등 선교초기에 53개 지역에 282명의 선교사를 팀으로 파송하였다. 이와 같이 모라비안 선교회는 처음부터 팀 선교를 통하여 선교지를 개척해 나갔다.

 

 한국의 초기 선교사들도 의료와 교육 선교 그리고 말씀을 위한 성직자들이 함께 팀으로 형성되어 사역하였다. 특히 원산과 평양 대부흥운동 이전에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한국을 지역적으로 나누어 서로 협동체제로 선교지 분할을 한 것은 협력선교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흥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교파를 초월 했었고 이것이 부흥을 가져 온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국주일학교연합회와 청년회의 활동을 함께 했던 흔적은 한국의 기독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효율적인 선교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오늘날 해외선교지에의 한국 선교사들의 협력이 미흡한 상태이며 특별히 처음부터 팀 선교 정책에 의해 조직적인 선교 활동의 부재가 선교의 효율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근대 선교의 개척자인 윌리암 캐리도 철저하게 팀 선교사역을 하였던 것이다. 유명한 선교의 3총사라 불리 우는 팀을 형성하여 선교하였고, 1813년 19개의 마을 학교를 세우고 4000명의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등 1821년에 126개의 학교를 통한 1만 명의 학생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육사업을 하게 된다. 오직 팀 선교사역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한국의 초기부흥운동을 조명해 볼 때 오늘날 선교 현장에서 팀 사역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 대안 필요

 

 최근에 유행하는 블루오션(blue ocean)이란 말이 있다. 이제는 경쟁사회에서 남의 것이나 옛것을 고답적으로 모방해서는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남이 알 수 없는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해외 선교 반세기를 향해 달려 온 한국 해외 선교는 불루오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선교 사역을 해왔지만 보다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원산과 평양대부흥운동을 통해 그 대안을 제시한다면 복음의 원초적인 속성의 회복이 우선과제이다. 그것은 복음에 대한 개인적인 헌신과 열정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도와 말씀, 성령의 능력에 의존한 선교 사역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 선교와 교육 선교의 강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선교지에서의 팀 사역은 성경적일 뿐 아니라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더 중요한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전통적인 성직자의 선교에서 평신도의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 예수의 선교는 바로 풀뿌리 선교였기 때문이다. 성직자들의 선교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라, 시대에 부합한 선교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더 절실한 것은 현실적으로 한국에 들어 와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선교정책이 교단적으로 이루어져 한다는 것이다. 외국 노동자들에 대한 교단적인 선교사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해외선교는 자연적으로 극대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주필: 심창섭교수

         전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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