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칼빈]

 존 칼빈(John Calvin), 인문주의에서 종교개혁자로 

 종교개혁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럽 문화사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개신교 형성에 핵심적인 공헌을 했던 칼빈을 이해할 때도 우리의 시각은 중세 후기 유럽으로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칼빈 또한 그 시대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칼빈은 그가 회심했던 청년기까지 전형적인 인문주의적인 교육을 받았다. 칼빈은 회심을 하기 이전까지 이미 청년이었기 때문에 칼빈의 사고의 구조에 있어 인문주의적인 요소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였다. 물론 칼빈은 인문주의에 종속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문주의적 사고는 칼빈의 학문의 방법을 이끌었다. 

칼빈과 인문주의의 영향

 인문주의는 중세 말에 나타난 새로운 학문적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문학이라는 것은 시, 문법, 수사학 등과 같은 학예 과목들을 지칭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 과목을 통해서 당시는 신학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인 것이었다. 인문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지만 먼저 웅변술에 일차적인 관심이 있는 문화적, 교육적 운동이다. 이렇게 되면 인문주의에 있어서 윤리, 철학, 정치 등은 단지 2차적인 관심사라는 것이다. 결국 인문주의는 어떤 사상적 내용이라기보다는 어떤 사상들이 어떻게 획득되고 표현, 전달되는 가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주의는 그 목적에 있어 하나님을 향하기보다 인간의 이성과 세상의 방법론을 더 중요시 여기게 되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결국 인문주의는 신본주의인 개혁주의와 척을 지게 된다. 

 칼빈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그에게도 인문주의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칼빈은 르네상스 인문주의에 영향을 받아 수학 했을 수 있다. 처음에 칼빈은 인문주의적인 영향으로 인해 성경을 읽을 때도 인문주의적 방법으로 읽었었다. 즉 성경은 해석된 글이며 수사학적인 작품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 그는 가장 근원적이고 최고의 권위를 두었던 것은 성경이었다. 칼빈의 의하면 성경은 규범적인 자료였다. 그러나 칼빈은 또한 교부들에게도 성경 다음에 가는 높은 권위를 두었다. 특히 어거스틴을 중요시하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어거스틴을 탁월하게 인용하고 있다. 그가 어거스틴을 가장 순수하고 원시적인 교회의 신학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인문주의에서 종교개혁자로 변화

 젊었을 때의 칼빈은 당시의 시대적 요구와 상황에 의해서 어려서부터 인문주의 교육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그러나 회심을 거쳐서 종교개혁의 신학자가 되었다. 하지만 인문주의를 무시하지는 않았다. 인문주의를 절대화, 신성화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칼빈은 자신의 종교개혁 신학을 수립하고 성경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인문주의적 소양을 탁월하게 사용하였다. 이는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이고 역사임을 고백한다. 

 결국 인문주의는 칼빈으로 하여금 인간과 세계를 폭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였다. 또한 인문주의적 지식은 칼빈으로 하여금 종교개혁 신학을 당대의 사람들에게 전하는데 유용하게 하였다. 칼빈에 의하면 학문과 신앙은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은 그 학문을 정교하게 감당함으로 하나님의 통치와 그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살필 수 있다. 

 그렇지만 칼빈은 인문주의를 숭배하지는 않는다. 인문주의적 소양은 어디까지나 수단이며 그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는 것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칼빈은 신학과 학문을 균형있게 통합 한 균형을 가진 신학자였다.